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는 신임관계에 기초해 타인의 재산을 보호·관리하는 지위에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지입차주가 차량의 소유권등록 명의를 신탁하고 등록·유지 사무를 위임한 경우 지입회사 운영자가 이 지위에 있다고 보고, 지입차량에 임의로 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를 배임죄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8도14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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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나 화물차를 직접 사서 운송회사 명의로 등록하고 지입료를 내며 영업하는 지입제는 운송업계에서 흔한 구조입니다. 차량의 실제 주인은 차주이지만 등록원부상 소유자는 회사이기 때문에, 회사가 차량을 담보로 잡히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대법원 2018도14365 업무상배임 사건은 지입계약서가 없는 상태에서 지입회사 운영자가 차량에 저당권을 설정한 행위가 배임죄가 되는지를 다뤘습니다.
사건 개요
피해자들은 각자 매수대금을 전액 부담해 버스를 산 뒤, 피고인이 운영하는 운송회사에 버스를 지입하고 지입료를 내기로 구두로 약정했습니다. 별도의 지입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이 버스들에 저당권을 설정했고, 업무상배임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
지입회사 운영자가 지입차주와의 관계에서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지입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경우에도 지입계약 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지
원심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게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이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판단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기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하려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 신임관계에 기초해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데에 있어야 합니다. 계약상 부수적인 보호·배려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임처럼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여야 합니다(대법원 2020. 2. 20.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477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지입회사 운영자의 지위
지입제는 외부적으로는 자동차를 운송사업자 명의로 등록하고, 내부적으로는 차주가 독립된 관리와 계산으로 영업하며 지입료를 내는 운송사업 형태입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3도3073 판결 등 참조).
지입차주가 실질적으로 소유하는 자동차의 소유권등록 명의를 지입회사에 신탁하고 등록 및 유지 관련 사무의 대행을 위임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입회사 운영자는 지입차주와의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결론
계약서가 없더라도 피해자들이 버스의 소유권등록 명의를 신탁하고 등록·유지 사무를 위임하는 지입계약을 체결했다고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동의 없이 저당권을 설정해 피해자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은 배임죄를 구성한다며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구분 | 내용 |
|---|---|
외부 관계 | 차량은 지입회사 명의로 등록 |
내부 관계 | 차주가 실질 소유, 독립 영업, 지입료 지급 |
지입회사의 사무 | 소유권등록 명의 수탁, 등록·유지 사무 대행 |
판단 | 임의 저당권 설정 → 배임죄 성립 |
실무상 의미
이 판결은 2020년 전원합의체 판결들이 배임죄 주체를 좁게 해석한 뒤에도, 지입관계에서는 지입회사 운영자가 여전히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서면 계약이 없어도 실질 관계로 판단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지입차주: 차량 매수대금 부담 내역, 지입료 지급 기록, 회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으로 지입관계 입증
등록원부를 주기적으로 열람해 저당권 등 권리 변동 여부 확인
무단 저당권 설정을 알게 되면 형사 고소와 함께 손해배상·말소 청구 등 민사 대응 검토
지입회사: 차량에 담보를 설정하려면 지입차주의 명시적 동의를 서면으로 확보
자주 묻는 질문(FAQ)
Q1. 지입계약서를 쓰지 않았는데도 지입관계가 인정되나요?
A1. 이 사건에서는 지입계약서가 없었지만, 차주가 매수대금을 부담하고 회사 명의로 등록하며 지입료를 내기로 약정한 사정 등으로 지입계약 체결을 충분히 인정했습니다. 서면이 없다면 대금 지급 내역이나 지입료 이체 기록 같은 객관적 자료가 중요합니다.
Q2. 등록원부상 소유자가 회사인데 어떻게 배임이 되나요?
A2. 외부적으로는 회사 명의지만 내부적으로는 차주가 실질적 소유자입니다. 지입회사는 차주를 위해 등록 명의를 맡고 관련 사무를 대행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차주 동의 없이 차량을 담보로 제공하면 임무위배가 됩니다.
Q3. 2020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배임죄가 좁아졌다고 들었는데 이 사건과 다른가요?
A3. 전원합의체 판결들은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단순히 채무를 이행할 의무가 있는 것만으로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서도, 지입관계는 위임에 가까운 신임관계라 배임죄 주체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Q4. 지입차량에 무단으로 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4. 먼저 자동차등록원부로 저당권 설정 내용을 확인하고, 지입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형사 고소와 별도로 저당권 말소나 손해배상 청구 같은 민사 절차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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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지입관계에서 차량의 등록 명의는 회사에 있지만 실질적 소유자는 차주입니다. 지입회사 운영자가 차주 동의 없이 차량을 담보로 잡히면 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고, 계약서가 없더라도 실제 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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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