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규정을 위반한 계약의 당사자가 스스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신의칙 위반이 아닙니다. 다만 신의칙 적용의 일반 요건을 갖추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무효 주장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의료법인의 등기 말소 청구를 이러한 예외로 보았습니다(대법원 2019다27715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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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허가를 요구하는 거래를 허가 없이 진행한 뒤, 사이가 틀어지자 "허가가 없었으니 처음부터 무효"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행규정은 지켜져야 하지만, 그 주장이 언제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강행규정 위반과 신의성실의 원칙의 관계를 다룬 대법원 판결(2019다277157 지상권설정등기말소등기절차이행, 상고기각)을 정리합니다.
사건 개요
원고인 의료법인은 기본재산인 토지에 관해 피고인 지방자치단체와 지상권변경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변경등기까지 마쳐 주었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가 그 토지 위에 세운 정신병원을 위탁받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런데 피고와 분쟁이 생기자, 원고는 이 지상권변경계약이 의료법에 따른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등기의 말소를 구했습니다.
쟁점
판결에서 문제된 의료법 제48조 제3항(의료법인의 재산 처분 시 시·도지사 허가)이 강행규정인가
강행규정을 위반한 당사자가 스스로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될 수 있는가
원심 판단
원심은 원고의 등기 말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법원은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상고기각).
대법원 판단
1. 신의칙 적용의 일반 요건
신의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권리 행사를 부정하려면, 상대방에게 신뢰를 제공했거나 객관적으로 상대방이 신뢰하는 데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그 신뢰에 반하는 권리 행사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여야 합니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7다52712 판결 참조).
2. 강행규정 위반과 무효 주장 — 원칙과 예외
강행규정을 위반한 사람이 스스로 무효를 주장하는 것을 신의칙 위반이라며 배척하면 강행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는 신의칙 위반이 아닙니다. 다만 신의칙의 일반 요건을 갖추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 적용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무효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3다63937 판결 참조).
3. 의료법상 허가 규정은 강행규정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은 의료법인이 재산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막아 경영에 필요한 재산을 갖추게 함으로써 의료의 적정과 국민건강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강행규정에 해당합니다.
4. 이 사건은 예외에 해당
대법원은 원고가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해 이 사건 지상권설정등기에 따른 부담을 용인해야 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기화로 장차 권리자가 될 피고를 상대로 등기 말소를 청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신의칙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구분 | 판단 |
|---|---|
원칙 | 강행규정 위반자의 무효 주장은 신의칙 위반이 아님 |
예외 | 신의칙 일반 요건 + 신의칙을 우선할 특별한 사정 |
이 사건 |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상대방에게 말소 청구 |
결론 | 신의칙 위반 인정, 상고기각 |
실무상 의미
허가가 필요한 거래에서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언제든 계약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허가 전 '유동적 무효' 상태에서는 당사자에게 허가 절차에 협력할 의무가 문제될 수 있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은 쪽이 무효를 내세우는 것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계약 체결 전: 의료법인·학교법인·사회복지법인 등 기본재산 처분에 허가가 필요한 상대방과 거래한다면 허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허가 전 단계: 허가 신청 주체와 협력 의무,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의 처리 방법을 계약서에 명확히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분쟁 발생 시: 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당사자 사이의 신뢰 형성 경위와 의무 이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 검토가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강행규정이란 무엇인가요?
A1. 당사자의 합의로 배제할 수 없는 법 규정입니다. 강행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무효가 됩니다.
Q2. 유동적 무효란 무엇인가요?
A2. 허가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기 전까지는 효력이 없지만, 나중에 허가를 받으면 유효해질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당사자에게 허가 절차에 협력할 의무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그렇다면 허가 없는 계약은 무효를 주장할 수 없는 건가요?
A3. 아닙니다. 원칙적으로는 무효 주장이 허용됩니다. 이 판결은 신의칙을 우선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관한 것입니다.
Q4. 상대방이 허가 절차에 협력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4. 사안에 따라 허가 신청 절차에 협력할 것을 구하는 소송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와 그간의 협의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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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허가가 필요한 거래는 계약서에 서명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허가 절차와 협력 의무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나중에 계약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송파·문정 인근에서 부동산 권리관계나 계약 효력 문제로 고민하신다면 관련 서류를 준비해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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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