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을 세우지 않고 함께 사업을 하면 대개 민법상 조합(민법 제703조)이 되고, 계약서에 정하지 않은 부분은 민법 조합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손익분배 비율을 정하지 않으면 출자가액에 비례하고(제711조), 탈퇴하면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로 지분을 계산합니다(제719조). 출자·지분, 손익분배, 업무분담·의사결정, 자금·회계, 경업금지, 탈퇴·지분정리, 해산, 분쟁해결 8가지를 동업 시작 전에 문서로 정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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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제이 박경미 변호사입니다.
"친구라서", "가족이라서" 계약서 없이 동업을 시작했다가 매출이 나기 시작하거나 반대로 적자가 쌓이는 시점에 갈등이 터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누가 얼마를 냈는지, 이익은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지, 한 사람이 빠지겠다고 하면 가게와 장비는 어떻게 할지 — 말로 한 약속은 기억이 서로 다르기 마련입니다.
이 글에서는 동업 형태를 먼저 고르는 방법(민법상 조합과 법인 설립 비교)과 동업계약서에 꼭 들어가야 할 조항 8가지를 민법 조합 규정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1. 먼저 정할 것: 동업 형태 — 민법상 조합 vs 법인 설립
두 사람 이상이 서로 출자해 공동사업을 경영하기로 약정하면 민법상 조합이 성립합니다(민법 제703조 제1항). 출자는 금전뿐 아니라 그 밖의 재산이나 노무로도 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사업자등록을 공동명의로 했는지, 한 사람 명의로 했는지와 관계없이 실질이 공동사업이면 조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면 주식회사 등 법인을 세우면 회사가 별도의 권리주체가 되고, 동업자는 주주로서 지분(주식)을 갖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업 규모, 외부 투자 계획, 책임 범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분 | 민법상 조합(공동사업자) | 법인 설립(주식회사) |
|---|---|---|
설립 | 동업계약만으로 성립, 설립등기 불필요 | 정관 작성, 설립등기 필요 |
재산 귀속 | 조합원의 합유(민법 제704조) | 회사 소유, 주주는 주식 보유 |
채무 책임 | 조합원 개인 재산으로도 책임질 수 있음(상행위로 인한 채무는 연대책임 문제, 상법 제57조 제1항) | 주주는 원칙적으로 출자한 범위에서 책임(상법 제331조) |
의사결정 | 계약으로 정하고, 없으면 민법 제706조(업무집행은 조합원 과반수) | 주주총회·이사회 등 상법·정관 절차 |
지분 이전·이탈 | 탈퇴·제명 후 지분 계산(민법 제716조~제719조) | 주식 양도가 원칙적으로 자유, 정관으로 양도 제한 가능 |
세금 | 각 동업자 소득으로 과세(공동사업 소득 분배) | 법인세 과세, 배당·급여로 개인 과세 |
적합한 경우 | 소규모 매장, 단기 프로젝트, 초기 시험 운영 | 투자 유치 계획, 거래 규모가 크거나 책임 분리가 중요한 사업 |
법인을 세우더라도 주주 사이의 약속(지분 양도 제한, 이사 선임, 퇴사 시 지분 처리 등)은 정관만으로 다 담기 어렵기 때문에 주주간계약을 따로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조항들은 조합형 동업계약서뿐 아니라 주주간계약을 설계할 때에도 같은 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2. 출자·지분과 손익분배 조항
① 출자 — 무엇을, 얼마로 평가해 낼 것인가
현금 출자: 금액, 납입 기한, 납입 계좌를 적습니다. 추가 자금이 필요할 때 누가, 어떤 비율로 낼지(추가 출자 의무 여부)도 함께 정합니다.
현물 출자: 장비·차량·임차권 보증금 등은 평가 금액과 소유권 이전 여부(출자인지, 단순 사용 허락인지)를 구분해 적습니다.
노무 출자: 기술·영업력만 제공하는 동업자는 몇 시간·어떤 업무를 맡는지, 이를 얼마로 평가하는지 적어야 나중에 지분과 탈퇴 정산에서 다툼이 줄어듭니다.
② 손익분배 — 비율, 시기, 손실 부담
민법 제711조 제1항은 "당사자가 손익분배의 비율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각 조합원의 출자가액에 비례하여 이를 정한다."고 하고, 제2항은 "이익 또는 손실에 대하여 분배의 비율을 정한 때에는 그 비율은 이익과 손실에 공통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이익 비율만 정해 두면 손실도 같은 비율로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손실 부담을 달리하려면 별도로 명시해야 합니다.
운영을 맡는 동업자에게 급여(보수)를 먼저 지급한 뒤 남은 이익을 나누는지, 보수 없이 이익만 나누는지 정합니다.
정산 주기(월·분기·연), 정산 기준 자료(장부·세무신고서), 사내 유보금 비율을 적어 둡니다.
3. 업무분담·의사결정과 자금·회계 조항
민법 제706조에 따르면 조합계약으로 업무집행자를 정하지 않은 경우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선임하고(제1항), 조합의 업무집행은 조합원의 과반수로 결정합니다(제2항). 다만 통상사무는 각 조합원이나 업무집행자가 단독으로 할 수 있되, 완료 전에 다른 조합원 등이 이의를 제기하면 즉시 중지해야 합니다(제3항).
문제는 두 사람이 50:50으로 동업하는 경우입니다. 의견이 갈리면 과반수가 나오지 않아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교착 상태가 생깁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다음을 구체적으로 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 분담: 매장 운영, 구매, 마케팅, 회계·세무 등 담당자와 권한 범위
전원 동의 사항: 일정 금액 이상 지출·차입, 보증, 추가 매장 개설, 임대차계약 체결·갱신, 동업자 추가
교착 해소 방법: 일정 기간 협의 후 제3자(회계사·변호사 등) 의견 청취, 그래도 안 되면 지분 매수 청구 등 출구 절차
자금·회계: 사업용 공동계좌 지정, 개인 지출과 분리, 일정 금액 이상 출금 시 상호 승인, 장부·통장 열람 권리
4. 경업금지·비밀유지 조항
민법 조합 규정에는 조합원의 경업을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조문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동업 중이나 탈퇴 후에 같은 업종 가게를 근처에 차리는 것을 막고 싶다면 계약서에 직접 정해야 합니다.
범위를 구체적으로: 금지 기간(예: 탈퇴 후 1~2년), 지역(예: 같은 구 또는 반경 ○km), 업종을 특정합니다.
과도한 제한 주의: 기간·지역·업종이 지나치게 넓어 상대방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위반(민법 제103조) 등을 이유로 효력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위반 시 책임: 손해배상액의 예정 또는 위약벌을 정해 두면 손해액 입증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비밀유지: 거래처 목록, 원가, 레시피·기술 자료 등은 동업 종료 후에도 사용·공개하지 않도록 정합니다.
5. 탈퇴·제명·지분정리와 해산 조항
동업 분쟁의 상당수는 "나가는 사람에게 얼마를 돌려줘야 하는가"에서 시작됩니다. 민법의 기본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민법 규정 | 계약서에 정할 것 |
|---|---|---|
임의탈퇴 |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면 언제든 탈퇴할 수 있으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탈퇴하지 못함. 존속기간을 정했어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탈퇴 가능(제716조) | 사전 통지 기간(예: 3개월), 인수인계 의무 |
비임의탈퇴 | 사망, 파산, 성년후견의 개시, 제명(제717조) | 사망 시 상속인의 지위 승계 여부(약정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승계되지 않음) |
제명 |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다른 조합원 전원의 일치로 결정(제718조) | 제명 사유 구체화(횡령, 장기 무단 이탈, 경업금지 위반 등) |
지분 계산 |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로 계산, 출자 종류와 관계없이 금전으로 반환 가능, 완결되지 않은 사항은 완결 후 계산 가능(제719조) | 평가 기준일, 평가 방법(장부가·감정가·권리금 반영 여부), 지급 기한·분할 지급 |
해산 |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각 조합원이 해산 청구 가능(제720조), 청산사무는 총조합원 공동 또는 선임한 청산인이 집행(제721조) | 해산 사유(적자 지속, 목표 달성 등), 청산인, 잔여재산 분배 순서 |
특히 두 사람만 동업하다가 한 사람이 탈퇴하면 조합관계는 종료되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조합이 해산되지 않고 남은 사람이 조합재산을 갖는 대신 탈퇴자에게 지분을 정산해 주는 구조가 됩니다. 대법원도 이 경우 탈퇴자의 지분반환청구(민법 제719조)와 해산에 따른 잔여재산분배청구(민법 제724조 제2항)는 서로 구별되는 권리라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34239 판결).
따라서 계약서에는 탈퇴·해산 중 어느 경로로 정리할지, 누가 사업을 이어받을지(우선 인수권), 상호·인허가·임대차 명의는 어떻게 넘길지를 미리 적어 두어야 합니다.
6. 분쟁해결 조항과 서명 전 체크리스트
분쟁해결 절차: 일정 기간(예: 30일) 성실 협의 → 조정 → 소송 또는 중재 순서를 정하고, 관할 법원을 합의해 둡니다.
계약 당사자 확인: 실제로 출자·운영하는 사람이 모두 서명했는지, 배우자·가족 명의로 출자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사업자등록·임대차 명의: 한 사람 명의로 되어 있다면 내부적으로 공동사업이라는 점과 명의 정리 방법을 계약서에 남깁니다.
증빙 보관: 출자금 이체 내역, 현물 출자 목록, 장부를 계약서와 함께 보관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동업계약서 없이 구두로만 동업했는데, 동업 관계로 인정되나요?
A1. 조합계약은 서면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출자 내역, 이익 분배 내역, 공동 운영 정황 등으로 동업 관계를 입증하게 되는데, 증거가 흩어져 있으면 다툼이 길어지기 쉬우므로 지금이라도 합의 내용을 문서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2. 손익분배 비율을 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나누나요?
A2. 민법 제711조 제1항에 따라 각 조합원의 출자가액에 비례해 정합니다. 노무만 출자한 동업자가 있다면 그 노무를 얼마로 평가할지가 쟁점이 되므로, 계약서에 비율을 명시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Q3. 동업자가 갑자기 그만두겠다며 출자금 전액을 돌려달라고 합니다.
A3. 탈퇴한 조합원의 지분은 출자한 금액 그대로가 아니라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에 따라 계산합니다(민법 제719조 제1항). 사업이 적자라면 돌려줄 금액이 출자금보다 적을 수 있고, 반대로 가치가 올랐다면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또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 부득이한 사유 없이 하는 탈퇴는 제한됩니다(민법 제716조 제1항 단서).
Q4. 동업자가 탈퇴 후 바로 옆에 같은 가게를 열었습니다. 막을 수 있나요?
A4. 민법 조합 규정에는 일반적인 경업금지 조문이 없으므로, 계약서에 경업금지 약정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약정이 있고 그 범위가 합리적이라면 손해배상이나 영업금지 가처분 등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약정이 없다면 영업비밀 침해 등 다른 법적 근거가 있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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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동업은 시작할 때 서로를 가장 믿는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계약서를 꼼꼼히 쓰기 좋은 때입니다. 출자와 지분, 손익분배, 의사결정, 탈퇴 시 정산 방법만큼은 민법 규정에 맡기지 말고 사업 실정에 맞게 미리 정해 두시길 권합니다. 기업법무 자문은 시간당 33만 원 기준으로 진행하며, 예상 소요 시간은 상담 시 미리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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